갈까부다 갈까부네 님을 따라서 갈까부다. 천리라도 따라가고 만리라도 따라 나는 가지. 바람도 쉬여넘고 구름도 쉬여 넘는 수진(길들인 매)이 날진(길들이지 않은 매)이 해동청(海東靑: 송골매) 보라매 모도다 쉬여 넘는 동설령 고개 우리 님이 왔다허면 나는 발 벗고 아니 쉬여 넘으련만 어찌허여 못가는고 무정허여 아주 잊고 일장수서가 돈절헌가. 뉘여느 꼬임을 듣고 여영 이별이 되었는가. 하날의 직녀성은 은하수가 막혔어도 일년일도 보건마는 우리님 계신 곳은 무산 물이 맥혔기로 이다지도 못오신가. 차라리 내가 죽어 삼월동풍(三月東風) 연자(燕子)되여 임계신 처마 끝에 집을 짓고 내가 노니다가 밤중만 임을 만나 만단정회(萬端情懷)를 풀어 볼거나 아이고 답답 내 일이야 이를 장차 어쩌꺼나 아무도 모르게 청삽사리 흑삽사리 컹컹짖고 나서거늘.